현실화한 이재명 ‘재판 리스크’… 대표직 수행할 수 있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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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한 ‘재판 리스크’도 본격화했다. 대북 송금, 정자동 개발, 법인카드 등 의혹을 둘러싼 ‘수사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매주 2∼3차례 이상 재판정에 나가야 할 처지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본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는 8시간 동안 피고인석에 앉아 있어야 했다. 이 대표의 지각으로 재판 시작이 16분가량 지연되자 재판부는 “10분 정도 먼저 와서 재판을 준비해 달라”고 구두 경고를 할 정도로 검찰 수사 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에도 이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매주 화요일과 격주 금요일에 재판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9월에 기소된 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장동 재판이 없는 격주 금요일에 열린다. 새로 기소된 위증교사 사건도 대장동 재판을 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에 배당됐다. 대북 송금 사건이 수원지법에 기소되면 수원까지 이동해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다. 이 4가지 기소 사건만으로도 일주일 내내 재판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게다가 재판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하다 보니 모든 사실관계 확인과 심문을 법정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인·참고인 숫자도 많다.

이 대표 측의 재판 지연 전략도 우려된다. 어느 한 재판에서라도 유죄 판결이 나오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내년 총선, 심지어 차기 대선까지 재판을 끌면서 선거 승리로 상황 역전을 노린다는 것이다. 1심에만 3∼4년을 끈 조국·울산 사건 전례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소된 선거법 재판은 6개월 이내 1심 마무리라는 규정을 어기고 재판부가 1년이 넘도록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

사법부의 신속한 재판 진행 및 판결이 중요하다. 어떤 정치적 고려도 해서는 안 된다. 중대 형사사건들인 만큼 이 대표는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재판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원래 당 대표를 맡지 말아야 했지만, 이젠 재판 때문에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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