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착륙 B-52 핵 탑재 NCND…핵우산 실질 강화 계기 돼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0 14:23
프린트
우크라이나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위기로 중동 정세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가 한국에 처음 착륙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B-52H는 북한 도발이 심각할 때마다 한반도 상공에 출격해 경고를 해왔는데, 지난 19일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해 있으면서 22일 한미일 공중연합훈련에 참여한 뒤 미 본토로 복귀한다. 핵무기 탑재와 관련해 미 공군 관계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NCND)”고 했다. 미국이 전략폭격기 착륙 사실을 공개하고 “한국군과 협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 자체로 핵우산 강화 과시인 동시에 유사시 대북 핵 반격을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된다.

B-52H의 한국 첫 착륙 및 3박4일 체류는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 효과도 있다. 전술핵 탑재 전략폭격기가 한국 땅에 체류하는 것은 1991년 전면 철수된 전술핵무기가 들어온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예행 연습 성격도 갖는다. 지난 7월엔 미국의 확장억제 계획에 한국의 참여를 제도화한 한미핵협의그룹(NCG)의 첫 회의에 맞춰 오하이오급 미핵잠수함 켄터키함도 부산항에 3박4일 기항했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선언에 명시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정례화’ 약속이 한층 강화된 형태로 이행되는 것이다. 김정은은 핵무기 고도화를 헌법에까지 포함했고, 지난 8월엔 대남 핵 타격 훈련도 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에서 ‘전술핵 재배치 등을 위한 환경 조성’ 등의 정책권고가 나오는 이유다.

우크라이나전 장기화에 이어 중동전이 확대되면 미국이 2개의 전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김정은이 도발 강도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러에 이어 중·러 정상회담이 열려 독재 3국의 반미 연대도 뚜렷해지고 있다. 김정은이 무모한 도박을 벌이지 않도록 확장억제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B-52H 착륙 후 확장억제 작전 수행 태세를 점검하며 “북한은 핵무기 사용 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한 것도 그런 배경이다. ‘핵에는 핵으로 맞선다’는 원칙에 따라 핵우산을 실질적으로 확대해 강력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도발을 막을 수 있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