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시장 교란’ 엄단하고 기업 합병 위법성 따져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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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23일 금융감독원에 출두해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 2월 연예기획사인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조사가 끝난 이후인 24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위법 임직원과 함께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 적용을 강력 시사했다.

인터넷은행 의결권 보유 한도는 원칙적으로 10%이지만 금감원 승인을 받으면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 다만,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 카카오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고,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27.17% 중 10%만 남기고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 중인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에 대한 기업 결합(M&A) 심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금감원장은 또 “(주가조작이 확인되면) 금전적 제재뿐만 아니라 불법 거래를 통해 이루려고 했던 기업적 또는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것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사회정의나 국민 기대에 맞는다”고 했다. 불법적 시세 조종을 통해 인수한 SM엔터를 자발적으로 매각하라는 주문이다. 정부 당국자의 거친 표현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시장 교란 세력과 위법적 사업 확장을 엄단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IT 벤처기업 카카오의 초심 이탈은 위험한 수준이다. 김 창업주는 2021년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계열사가 되레 39개 늘어 대표적 문어발 기업이 됐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스톡옵션 먹튀 등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더 이상 벤처가 아니다. 총수가 주먹구구식으로 지배해서도 안 된다. 일벌백계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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