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돌진 벤츠’ 설운도 “로켓처럼 날아…급발진은 살인 행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모습(연합뉴스)

설운도 직격 인터뷰 “에어백 안 터져”

“에어백이 안 터진 게 말이 됩니까? 급발진은 살인 행위예요.”

25일 교통사고를 당한 가수 설운도(65)가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주장하며 이같이 성토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승용차가 상가로 돌진해 행인 등 1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설운도의 아내 이모 씨였고, 설운도와 그의 아들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씨가 몰던 벤츠 차량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인근 골목으로 들어가던 중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앞서 가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식당으로 돌진해 부딪힌 후 멈춰 섰다. 이 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

설운도는 27일 오전 문화일보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급발진을 말로만 들었는데, 내가 직접 당해보니까 이건 살인 행위다. 그날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면서 “순간적으로 최고 속도 200km가 나왔을 거고, 100m 거리를 로켓처럼 날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랐다.

설운도는 사고 과정에서 에어백도 터지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소속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설운도는 “출고한 지 얼마 안 됐다. 오래된 차가 아니고 전조 증상도 없었다. 그리고 에어백이 안 터졌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되물으며 “벤츠 앞 거의 절반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었다. 집사람이 핸들을 잡고 있었는데, 만약 당황해서 그대로 돌진했다면 대형 참사 아닌가? 하늘이 도와서 (행인들을) 잘 피하고 택시와 식당을 치는 바람에 피해를 그나마 최소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수 설운도

현재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설운도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동안 유사한 사례의 조사 결과를 미루어봤을 때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설운도는 해당 차량 제조사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급발진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경찰에서 CCTV 분석 등 종합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나 뿐만 아니라 다음에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지 않나. 내가 죽는 게 문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도 죽는다. 살면서 이런 공포는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사고로 설운도 가족 외에 행인 등 시민 6명과 택시기사가 부상을 당했다. 설운도 가족도 사고의 여파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날 예정된 일본 공연을 위해 비행기에 탔다는 설운도는 “목이 너무 아파서 잘 못 움직인다. 공연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며 “원래 집사람도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이번 사고로 너무 충격이 커서 저만 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고로 다친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