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우산 ‘전략적 명확성’ 제안한 아산·랜드硏 보고서[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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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가 30일 발표한 ‘한국에 대한 핵 보장 강화 방안’ 보고서는 핵우산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경청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전술핵무기(B61) 100기를 ‘한국 안보 지원용’으로 지정하고, 핵잠수함도 지정 배치하자는 것이다. 또, 한국 내 전술핵 저장 시설 건설과 10여 기 안팎의 핵무기 및 투발 항공기 배치 등을 단계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처럼 핵우산을 구체화하는 등 ‘전략적 모호성’ 아닌 ‘전략적 명확성’에 입각한 액션 플랜을 1∼2년 내 마련할 것도 건의했다.

전술핵 100기 한국용 지정 주장은, 미국이 나토 동맹국에 B61 240기를 배치해놓은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다. 구형인 B61 100기 현대화 비용(20억 달러 추정)을 한국이 부담하자는 발상도 참신하다. 예산 확보에 허덕이는 미국으로선 구형 무기 개량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한국은 전술핵무기에 대한 ‘실질 권한’의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독자 핵 개발에 나설 경우의 핵확산방지조약(NPT) 위반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 4월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운용 공동훈련 및 전략자산 배치 정례화를 약속했지만, 나토형 핵공유보다 한참 떨어진 게 사실이다. 연초에 이미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라는 정책 제언을 했고, 미 의회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핵우산의 모호성을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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