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25∼59세 일하는 인구, 부산시 인구만큼 줄어들 것”[창간 32주년 특집]

  • 문화일보
  • 입력 2023-11-0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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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가 국력, 이민청 설립하자 -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 인터뷰

현재 진행중인 인구절벽 심화땐
세금고갈·내수붕괴 등 불러올 것


조영태(사진)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보건대학원 교수)은 “한국의 인구절벽 문제가 유럽·싱가포르·일본 등에 비해 속도가 빨라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민청을 통한 범정부 차원의 지속 가능한 이민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지난달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인구절벽 문제는 내국인이 줄고 있는 유럽 등에 비해 더욱 큰 피해를 일으킬 것”이라며 “세금 고갈, 내수 시장 붕괴 등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까지 인구가 늘면서 제도와 정책·시장을 만들었지만, 지금 작동하는 시장은 인구가 줄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인구절벽으로 지방 도시가 소멸 위기고, 대학도 학생을 못 받고 주변 상권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가 국가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25∼59세의 일하는 인구가 부산시 인구(약 327만 명)만큼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수 시장은 물론 세금을 낼 사람도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부양을 받아야 할 고령층은 계속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유럽·싱가포르의 내국인은 줄지만 외국인들이 계속 유입돼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며 “일본의 경우엔 인구가 지방으로 흩어져 내수 시장 규모가 1억 명으로 유지돼 지방을 중심으로 인구가 빠르게 소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범정부 차원의 이민청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이민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인구 증가가 아닌 미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범정부 차원의 이민 정책 컨트롤타워인 이민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략적인 이민 정책을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어느 산업군, 어떤 연령대에 누가 몇 년을 살고 가는지 분석하고, 이민을 계속 개방할지 혹은 한시적으로 작동하도록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의 경우엔 인력이 부족한 만큼 약 10년 동안은 한시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고, 향후엔 최첨단 분야에서 고급 인력을 유치하는 전략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캐나다를 예로 들었다. 조 센터장은 “캐나다는 계획적으로 이민 정책을 수립한다”며 “제조업의 경우 노동자가 필요하다면 국가가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 속에서 어떤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한지 계획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개발(R&D) 인력 유치를 위해 외국의 유능한 학부생들을 많이 유치하고, 그중 유능한 인력은 대학원에 진학시킨 뒤 학비·생활비 등을 대신 내주는 등 투자를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인구가 줄어들수록 R&D 인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지방을 살리자는 차원이 아닌 한국 명문대에서도 베트남 등 유명 대학의 유능한 학생들을 학부 단계에서 교환학생으로 유치하고, 이들이 석사 과정 등을 밟고 영주권을 받아 한국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화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고급 인력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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