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문고 육성, 전면적 학교 운영 자율성이 관건이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03 11:42
  • 업데이트 2023-11-0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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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과 교육 경쟁력을 옥죄어온 획일적 평등지상주의 교육체제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대수술에 나섰다.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일 “내년부터 ‘교육발전특구’를 지정해 시범 운영하겠다”면서 시안(試案)을 발표했다. 주민들이 원하는 학교를 만들어 자녀 교육 때문에 수도권으로 몰리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 고등학교 경우에는 ‘지역 명문고 육성’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학생 선발, 교육과정, 교원인사제도 등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겠다는 방침부터 옳은 방향이다.

신입생 선발부터 자율성을 보장하는 시안대로면, 인문계 명문고만 생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바이오고·K-팝고 등 지역이 바라는 다양한 명문학교가 운영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기업체 등이 협력해 지역 산업과 연계한 혁신적인 고교도 탄생시킬 수 있다. 해당 지역의 산업에 필요한 교육과정 운영, 지역 인재의 관련 대학 학과 진학, 지역 기업체 취업 등으로 이어지는 구도는 지역 균형 발전의 토대로 작용할 것이다. 지방으로 이전되는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으로 교육과정을 특화한 명문고도 가능하다. 그 임직원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산업은행고·한국전력고 등이 명문고로 운영되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꺼리는 풍조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관건은 전면적인 학교 운영 자율성의 보장이다. 관료조직의 속성은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의 유지·확대다. 역대 정부의 교육부도 그동안은 다르지 않았다. 겉으로는 ‘자율 확대’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시콜콜 간섭을 해왔다. 나온 지 오래인 ‘교육부를 해체해야 교육이 산다’는 주장까지 여전히 반복되는 이유다. 이제는 교육부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러잖으면 ‘교육발전특구’도 유명무실해질 개연성이 크다. 명실상부한 학교 자율화를 수미일관하게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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