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기억 조절하는 신경세포 발견… ‘PTSD 치료’ 새 길

  • 문화일보
  • 입력 2023-11-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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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IBS 연구팀 성과

공포 기억을 저장하고 회상하는 신경세포(뉴런) 간의 작동 과정이 눈으로 확인됐다. 뉴런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를 서로 다른 형광색으로 빛나게 하는 시각화 기술 덕분이다. 공포 기억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 이 기술을 적용, 향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후군(PTSD) 치료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학습 및 기억 연구 그룹의 강봉균(서울대) 단장 연구팀이 뇌 속 뉴런의 시냅스 시각화 기술로 억제성 뉴런이 공포 기억을 형성·인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논문이 9일(현지시간) 뇌 과학 분야의 정상급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온라인 게재됐다. 강 단장팀은 목표한 뉴런과 시냅스 연결 부분을 공(共) 초점 현미경에서 서로 다른 색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표지 단백질의 유전자 편집에 성공했다. 이전 연구에서 뇌 영역 간 시냅스 연결망의 시각화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특정 뇌 영역 안의 좁은 공간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강 단장은 “서로 멀리 떨어진 영역보다 인접한 뉴런과 시냅스에 시각화 기술을 적용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억을 저장하는 세포(Engram cell)에는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이 같이 연결돼 있다. 억제성 뉴런은 전체의 15%에 불과하지만 자동차 브레이크 같은 역할로 뇌 속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에 전기자극을 가해 공포 기억을 형성시키는 공포 기억 학습 실험을 했다. 이때 기저 외측 편도체의 억제성 뉴런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의 일부가 공포 기억 형성 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기저 외측 편도체의 기억저장 세포들과 더 많은 시냅스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을 인위적으로 억제했을 때 공포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활성화하면 공포와 불안 반응이 감소하는 것도 발견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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