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사금융 막으려면 대부업법도 현실에 맞게 고쳐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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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약자의 피를 빠는 악질 불법 사금융 범죄에 양형 기준을 올리고 범죄 수익까지 모조리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금감원 방문은 12년 만이다. 세무조사 등을 통해 몰수한 범죄 수익을 피해자 구제에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당연한 조치다. 사채업자의 빚 독촉과 불법 채권 추심에 따른 참담한 일들이 지금도 이어진다. 올 상반기 금감원에 신고된 피해 건수만 6784건에 이른다.

그러나 사금융 시장은 매우 복잡하다. 악질 사범에 대한 엄단은 기본이고,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면서 모럴해저드를 줄이는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권 금융시장 재정비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서민들을 위한다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0%로 내리면서 대부업 시장이 무너졌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산와머니 등이 손을 떼고 있다. 치솟는 조달 금리에다 높은 연체율로 연 20% 금리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남은 대부업체들도 안전 위주의 담보 대출에 치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2만 명이던 대부업계 이용객은 올 상반기 7만 명으로 급감했고, 나머지 상당수가 연 평균 414%인 살인적 고금리의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제로 금리 시절 만든 20% 법정 최고 금리부터 기준금리 3.5%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 대부업법의 법정 최고 금리를 시중금리 연동제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입법도 화급하다. 연체자에게도 채무조정권을 부여하고, 연체한 금액에만 연체 이자를 매기도록 하며, 금융사와 채권 추심회사가 추심·양도할 수 없는 채권도 규정해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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