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연루 송영길의 “어린놈” 막말, 86정치 본색인가[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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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것은 품격이나 내용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했다. 검찰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저서 출판기념회였다고는 하나 공개석상이다. 5선 의원과 인천시장, 공당 대표까지 지낸 지도층 인사의 발언이 만취한 시정잡배 수준이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 장관을 두고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300명 인생 선배, 검찰 선배들을 조롱하고 능멸했다”며 “물병이 있으면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했다. 검찰의 돈봉투 의혹 수사에 대해선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뭐하는 짓이야, 이 ×× 놈들”이라고 욕설했다. 그는 2021년 당 대표 경선에서 민주당 의원 20명에게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해 주변 인물 10명 가까이 구속됐다. “몽둥이 들고 서울중앙지검에 쫓아가는 꿈을 많이 꾼다”고 분노했는데, 그리 결백하면 증거와 법리로 맞설 일이지 현직 장관에게 저급한 욕설을 퍼부을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인 ‘86세대 정치인’들은 내로남불 행태로 여러 차례 비난을 샀다. 60세의 송 전 대표는 2021년 대표 취임 때 “꼰대 정치 극복” 운운해놓고, 이젠 50세 장관더러 어린놈이라고 비하한다. 운동권 경력을 수 십 년 우려먹는 인사가 수두룩하다. 문제가 불거져도 끼리끼리 덮어주기 일쑤다. 김민석 의원이 “송영길은 내가 보증한다”고 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시대착오적 행태가 이어질수록 86세대 정치 청산의 당위성은 증폭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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