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노총 겁박해도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해야 한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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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이 주말인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노란봉투법)의 공포·시행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서대문구 서대문역과 종로구 독립문역 사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영등포구 여의대로 파크원타워∼서울교 구간에서 차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차량과 사람이 뒤엉키고, 집 안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확성기·노래 소음에 시민들과 상인들은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회 의석수를 무기로 지난 9일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한 것에 맞장구를 친 집회였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 심판·퇴진 구호가 난무한 반정부 정치 집회였고, 소음 기준을 넘기기도 했지만, 공권력은 여전히 무기력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노란봉투법은 위헌적 조항투성이다. 이제까지 불법이었던 파업을 합법화하고,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책함으로써 파업을 조장하는 악법이다. 우선,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업체 근로자도 원청 업체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파업도 할 수 있게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언급대로 일부 기업은 1년 내내 교섭하고, 특히 강성 노조가 장악한 업체는 1년 내내 파업할 우려가 크다.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파업 대상을 ‘근로조건 결정’에서 ‘근로조건’으로 개정함으로써 해고자 복직, 회사 이전 등을 이유로 한 파업도 허용했다.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를 입증할 책임을 회사 측에 부여해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원천 봉쇄했다. 법원이 2009∼2022년 8월까지 확정한 손해배상 청구액 중 99%나 차지하는 민주노총을 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대 야당이 기어이 경제를 망칠 반(反)시장·반기업·친(親)노조 법을 강행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양대 노총의 파업과 반정부 정치 집회는 날개를 달게 된다. 경제 6단체가 13일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 요구(거부권)를 호소하고 나선 것은 산업 현장의 고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준다. 노조공화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기득권 노조가 아무리 힘자랑을 하고 겁박해도 휘둘려선 안 된다. 이런 악법에 대해서는 정부에 이송되는 대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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