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딴죽 거는 與, 이러고도 민심 호응 바라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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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지 한 달 만에 국민의힘은 ‘웰빙’정당으로 돌아갔다. 부랴부랴 만들었던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물 위의 기름 방울처럼 동동 떠 있을 뿐이다. 보선 참패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였더라면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라도 만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온갖 핑계를 대며 사무총장에 경북 의원을 기용함으로써 당 3역을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우고, 물러난 사무총장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영입하더니, 이젠 혁신위 제안에 대해 정치 현실도 모르는 순진한 발상으로 치부하며 딴죽을 건다. 젊은층과 중도층 민심을 얻기는커녕 내치지 못해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내놓은 영남 중진과 친윤 핵심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제안이 당사자들의 반발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혁신위 조기 해산’이라는 극약처방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13일 “혁신위 역할이 의미가 없고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번 주라도 혁신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을 속이는 쇼는 빨리 끝내는 게 옳다. 그래도 인 위원장은 “말을 듣지 않으면 매를 들 수 있다”고 하는 등 조금 더 버텨볼 태세다. 14일 4·3 평화공원 참배를 위해 제주로 출발하면서 “버스로 몇천 명 부르고 별사람들이 다 있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대놓고 혁신위를 무시하고, 혁신에 앞장서야 할 초·재선은 지역구 사수에만 관심을 보이며 조용하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최근 버스 92대로 산악회원 4200여 명을 동원한 행사를 갖고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했다. 대구에서 5선을 한 주호영 의원은 “대구에서 정치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혁신위에 전권을 줬다는 김기현 대표조차 “개별 의원이 결단할 문제”라며 미지근한 반응이다.

물론 혁신위 아이디어가 금과옥조도 아니고, 시기상조로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파격적 변화 없이 민심을 얻으려는 것은 연목구어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의 ‘알량한 지지율 상승’에 취해 위기를 잊은 것 같다. 여당의 총선 패배는 윤석열 정부 실패로 이어지고 국정 대혼란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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