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의원 폐지 어려우면 ‘병립형’ 회귀가 正道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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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 30명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속내는 다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위성정당 출현을 저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친야 정당에 길을 터주겠다는 의도로 비치기 때문이다. 우선, 이들이 거론하는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 정치자금법을 바꿔 총선 후 2년 이내 모정당과 위성정당이 합당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절반 삭감하는 내용이다. 그 정도 불이익으론 위성정당을 막을 수 없다. 총선에서 이긴 뒤 법을 바꾸면 그만이다. 이탄희 의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가 가장 좋은 총선 전략” “비례대표 골목상권 47석을 보장하면 여러 정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고, 연합정치 토대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의) 맏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 나오는 200석 주장도 이런 발상의 연장선이다.

어떤 제도에도 장단점이 있다. 시대 정신과 정치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 선거법은 더욱 그렇다. 4년 전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준연동제 선거법’이 야바위 정치를 불렀고, 비례대표 의원 실상을 보면 사표(死票) 줄이기와 소수자 대변 등 긍정적 기능보다 줄세우기식 친위세력 구축과 지역구를 노린 징검다리라는 부작용이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지역구를 늘리는 게 낫다. 소수 정당 배려와 사표 문제는 중대선거구제 등 다른 제도로 보완할 수 있다.

한때 국민의힘에서는 비례대표 폐지와 의원 정수 과감한 축소 주장이 나왔지만, 여야는 이미 의원 정수 300명과 비례대표 47명 시스템을 유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다면 비례대표 방식을 병립형으로 바꾸는 것이 정도(正道)다. 현 연동형 제도는 국민의힘 반대를 묵살하고 민주당과 군소 정당들이 야합해 태어난 ‘귀태(鬼胎) 제도’다. 그런 점에서 병립형으로의 원상 회복은 정치적 당위성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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