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관계 조정기 진입…북핵·핵심소재 외교 강화할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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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5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양국 관계가 전면 충돌에서 대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신호탄이다. 공동성명은 없었지만, 미·중 정상이 발리회담 후 1년 만에 4시간여 대화를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말아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시 주석이 “충돌은 감당 불가”라고 화답한 것은 양측 모두 충돌보다 관계 관리를 원한다는 뜻이다.

정상회담 후 미·중 군사 대화 채널 복원 및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미 수출 규제 합의가 발표됐다. 모두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했던 현안이다.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내용을 엑스(구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첨단 기술, AI 문제 등엔 팽팽히 맞섰다. 시 주석은 “대국간 경쟁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미국의 과학기술 정책 전환을 압박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맞서는 데 사용될 기술은 중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기후변화 등 사안별 협력을 해도 국가안보에 필요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등의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은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미중관계는 조정기로 진입하고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경기침체에 직면한 시 주석이 위기관리 쪽으로 선회한 것은 윤석열 정부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미·중 갈등이 관리 단계로 가면 윤 정부가 움직일 외교적 공간이 넓어진다.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하며 김정은의 핵 개발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도록, 그리고 갈륨·게르마늄 등 수출 통제를 핵심 소재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한미동맹을 지렛대로 한중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도 거론되고 있다.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 외교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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