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兆’ 달빛고속철 신설, 실익 없는 여야 포퓰리즘 야합[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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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저마다 ‘선심성 퍼주기’에 나서며 긴축 기조를 흔들고 있다. 특히 여야는 11조 원 넘게 드는 대구∼광주 간 복선 달빛고속철 건설을 예비 타당성조사까지 건너뛰고 짬짜미로 추진하고 있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 출신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연내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또 대형 국책사업을 정부 동의 없이 특별법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달빛고속철은 대구·광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2038년 아시안게임 유치, 영·호남 화합 등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 비해 핵심인 경제성이 떨어진다. 국토교통부 추산으로 무려 11조2999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다. 막상 시행에 들어가면 상당한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만 경제성이 낮다. 수송인구는 2035년 기준으로 주중 하루 7800명, 주말에도 9700명에 불과할 전망이라고 한다. 현행 광주대구고속도로(하루 2만2322대, 2022년)에도 훨씬 못 미친다. 복선화에 따른 시간 단축 효과도 없다. 일반철도로 하면 86분인데 고속철도로 해봐야 84분으로 고작 2분 빨라진다. 대구∼광주 철도가 일찍이 1999년부터 논의됐으나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발표한 제4차 국토철도망 기본계획(2021∼2030년)에 가서야 반영되고, 그것도 후순위 사업으로 밀렸던 것도 바로 낮은 경제성 때문이다. 당시 비용 대비 편익이 기준치(1.0)의 절반도 안 되는 0.48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수 펑크로 비상 상황이다.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예산을 편성한 것은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이미 8개 상임위에서만 8조6000억 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여야가 야합(野合)해 예타면제 특혜까지 주면서 강행하려는 달빛고속철 예산은 큰 논란을 빚었던 새만금철도를 9개나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경제성도 없고, 파급 효과도 별로 없다. 여야는 실익 없는 포퓰리즘 질주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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