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 15%’가 연금개혁 마중물[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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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국회 연금자문委 공동위원장

정부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미래세대가 안심하고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 제도의 개혁을 목표로 제시했다. 연금개혁은 노동·교육 개혁과 함께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 중 하나이고, 윤 대통령은 확고한 개혁 추진 의지를 밝혀 왔다. 이번 정부 종합운영계획은 모수(parameter)개혁을 넘어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후소득보장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모수개혁은 연금제도의 틀은 그대로 두면서 보험료율 지급률 수급개시 연령 등과 같은 모수를 바꾸는 것이다. 반면에 구조개혁은 단순히 수치만 조정하는 게 아니라 연금재정 방식, 소득 재분배, 노후소득보장의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치는 연금제도의 기본 틀을 바꾸는 것이다. 국민연금 급여 산식에서 균등 부분과 소득비례 부분 비중 조정,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기능 조정,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또는 통합,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 개편 등이 구조개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 발달한 3층 노후소득보장 제도의 틀을 외형적으로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사각지대와 보장 수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2055년 적립기금 소진으로 대변되는 재정 불안 문제가 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인구 70%를 대상으로 월 32만 원씩 지급하고 있으나,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율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연금과의 관계성도 모호하다.

퇴직급여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수준인 임금의 8.33%를 고용주가 부담하고 있으나, 저조한 제도가입률과 낮은 연금선택률로 연금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은 4번의 개혁에도 국고 보전액이 늘어나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연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구조개혁인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제도 개혁의 파장이 워낙 방대해서 지난한 개혁 과정이 요구된다.

정부가 구조개혁 카드를 어렵사리 꺼낸 것은 지지받아야 하지만, 모수개혁을 피할 방편으로 평가절하 받는 것은 정부로선 분명 억울한 측면이 있다. 유례없는 초저출산과 초고령화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노후소득보장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사회적 합의를 위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걱정되기로는 구조개혁 논의를 하다가 모수개혁을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구조개혁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구조개혁 방향에 역행하지 않고, 구조개혁을 하더라도 공통적인 모수개혁 사안은 우선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에서 최소한 40%의 명목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의 9% 수준 보험료로는 불가능하고, 최소한 15% 수준으로 국민 부담을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 연금 수리적으로나 선진 외국 사례에서 분명하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조기에 탈(脫)정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국민 합의를 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수개혁이 매우 어려운 구조개혁의 선택지를 넓히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구나 늦출 이유가 없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국회 연금자문委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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