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 “인간 비극 90%가 돈 때문”…“소설적 구원 주고 싶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09:52
  • 업데이트 2023-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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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황금종이’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돈이 어떻게 인간을 구속하고 지배하는지, 인간은 왜 그렇게 돈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지를 쓰고자 했습니다.”

‘태백산맥’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80)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황금종이’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목 ‘황금종이’는 돈을 상징적으로 비유한 표현이다.

그는 “우리 인간사 비극의 80~90%가 돈 때문에 야기된다. 특히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가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되면서 돈의 힘은 더 막강해졌다”며 “돈에 휘말린 우리의 삶을 보여주고 이러한 세상에서 바람직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일지, 독자들에게 소설적 구원을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정래작가 뉴시스

‘황금종이’는 운동권 출신의 인권 변호사 이태하가 돈에 얽힌 각종 사건을 맡으며 전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동등하게 유산을 받으려는 딸들과 더 많이 가지려는 아들의 난타전, 로또에 빠져 어머니의 유산을 날리고 목숨을 끊은 가장 등 우리가 주로 뉴스에서 접하는 사건들이 다뤄진다. 작가는 “사실 이 소설을 쓰고 나서 허탈했다. 내가 이렇게 쓴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안 쓸 순 없었다. 쓸 때까지 써보자, 해서 이렇게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여러 모습들이 얼마나 추하고 문제가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마당으로 만들고 싶다”며 “내 속에 들어있는 욕심이라는 악마가 얼마나 큰지를 독자들이 깨달으면 좋겠다. 악의 덩어리로 확인된 나를 어떻게 하면 그 전의 나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철학적 사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정래작가가 20일 ‘황금종이’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설은 정치권과 법조계를 비판하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 파괴 등의 문제도 꼬집는다. 그는 “뼛속 깊이 스며든 우리의 모순을 작가의 사명을 걸고 말하려 한다. 소설을 써도 내가 바라는 세상은 오지 않겠지만 해야 할 일을 하다 죽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여든인 조 작가는 이제 작가로서의 마지막 길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생 마지막 작품은 우리 영혼의 문제와 내세를 다루는, 불교적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문학 인생을 마칠까 한다”면서 “만약 환생이 있다면 난 다시 태어나도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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