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北 9·19 전면 파기…野 이런데도 尹정부 탓할 건가[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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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급기야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군사정찰 위성 발사 이틀 만인 23일 북한은 국방성 성명을 통해 “지상과 해상, 공중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북한의 정찰위성 도발에 9·19 합의 부분 정지로 절제된 대응을 한 데 대해 북한은 ‘전면 철회’로 맞받으며 충돌 사태 발생 시 전적으로 남측 책임이라고 오히려 협박까지 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한다는 말은 한 줄 붙였을 뿐, 도발한 북한보다 9·19 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한 윤 정부를 나무란 것이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22일 “대통령의 의무는 긴장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 공포를 조장하지 말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일각에서는 선거 상황이 나빠지면 혹시 과거 북풍처럼 휴전선에 군사 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면서 시중 얘기를 전하는 식으로 북풍설을 꺼냈다. 윤 정부가 북풍을 유도할 수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다.

민주당은 북한이 9·19 합의 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완충구역 내 포사격 위반 등을 한 것에 대해선 눈감은 채 ‘9·19는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이라고 강변해왔다. 윤 정부가 ‘최소한의 방어 조치’로 꺼낸 9·19 부분 정지에 대해 전쟁 공포 조장이라고 반발하는 민주당은 이번에도 북한의 9·19 전면 파기를 두둔하며 윤 정부를 탓할 것인가. 민주당이 수권 정당이 되려면 김정은의 시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안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안보 족쇄였던 9·19 합의가 북한의 파기 선언으로 사문화한 만큼, 윤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오판(誤判)이 낳은 잘못된 유산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국방부는 북한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 정찰 활동을 9·19 이전으로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접경지역에서의 육·해·공 훈련도 전면 정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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