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예타 면제까지 巨野 폭주, 나라 살림 안중에 없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4 11:51
  • 업데이트 2023-11-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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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타당성조사는, 김대중 정부가 국가 재정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특히 정치적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동안에도 예타 면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예타 면제 입법까지 단독으로 밀어붙이면서 재정적·정치적 타락이 더 심각해졌다. 민주당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와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음을 알면서도, 여당 ‘메가 시티’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

개정안 자체의 문제가 심각하고, 절차 역시 ‘예타완박(예비 타당성조사 완전 박탈)’이라고 할 만큼 일방적이다. 5호선 연장은 서울 방화역∼김포 장기역 구간 23.89㎞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교통망 확충 때마다 법안을 개정하면 국가재정법은 누더기가 된다. 사업성 점검 절차가 유명무실해져 제도의 근간이 무너진다. 김포는 민주당 개정안의 ‘인구 50만 명’ 요건을 충족하지도 못한다. 외국인도 포함해야 가능한데, 민주당은 그러자고 우긴다.

더 큰 문제는, 여당도 대놓고 반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불참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배경이다. 예타완박 입법은 여당의 ‘메가 시티’에 대응한 득표 전술임이 뻔하다. 야당이 여당을 향해 “겉으로만 김포를 위하는 척한다”고 비판한 데서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예타 면제의 부담은 결국 국민이 지게 된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면 필요한 곳에 지출할 돈이 사라지고, 국가채무가 늘어나 미래세대에 빚을 지우게 된다. 거대 야당의 폭주가 예타 면제까지 이른 것은 ‘국익 우선’ 의무(헌법 제46조)도 저버린 개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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