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장비·관리 총체적 난맥 속 ‘포상 잔치’ 코미디[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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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행정전산망의 난맥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최근 잇단 먹통 사태를 보면, 시스템은 물론 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할 뿐 아니라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정부 업적을 자화자찬하며 포상 잔치도 벌였다. IT 최강국을 부끄럽게 하는 총체적 엉터리 행태로서, 행정안전부를 포함한 전면적 조사와 문책이 불가피하다.

지난 17일 발생한 지방행정 전산망(새올) 먹통 사태 원인이 라우터(네트워크 간 연결 장비)에 통신선을 꽂는 연결 단자의 접속 불량 때문이었다고 정부가 25일 밝혔다. 처음에 트래픽을 분배해주는 ‘L4 스위치’ 장비 불량이라고 했던 행안부가 사태 발생 8일 만에 말을 바꿨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새올과 ‘정부24’(온라인 민원발급) 먹통 사태 후 주민등록정보시스템(22일), 조달청 입찰 사이트 나라장터(23일), 모바일 신분증 발급(24일)이 중단되는 등 불안이 계속되고, 뒤의 3건은 라우터 장비 불량과 무관하다는 사실이다. 내구연한이 8년인 라우터 장비는 2015년 11월 도입돼 올해 교체했어야 했지만, 2022년 사용기한을 9년으로 늘렸다. 미국 회사가 생산한 이 부품은 2019년 단종돼 편법으로 교체를 미뤄오다 이번에 사고가 터진 것이다. 제대로 된 점검 기록도 없다고 한다.

4번째 먹통 사고가 터진 다음 날인 25일에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행안부가 부산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갖고 디지털정부 추진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유공자 표창도 했다. 행안부 국장은 훈장을 받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선진국 시장에도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진출하는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는데, 듣기 민망하다. 자화자찬과 표창이 아닌 문책과 징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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