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이네”…법정서 공개된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교사 녹취록, 어땠길래?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8 06:03
  • 업데이트 2023-11-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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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웹툰 작가 주호민. 뉴시스



약 2시간 30분 분량…변호인 “일부 발언 혼잣말이었고, 돌발상황 있었다”
검찰 “성실히 교재 읽는 아동에게 수업과 관련 없는 발언해” 지적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의 녹취 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진행된 특수교사 A 씨의 아동학대 혐의 4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난해 9월 수업시간에 주 씨 아들(9)에게 한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에 대한 증거 조사를 진행했다. 주 씨 측은 지난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종합해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했다. 검찰은 A 씨의 발언을 발달 장애인인 주 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27일 A 씨를 기소했다.

A 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문제 삼은 ‘밉상’ 등 A 씨의 발언은 혼잣말이며, A 씨가 해당 발언들을 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분 녹취 파일 재생이 아닌 전체가 재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녹취록은 전체 4시간 분량 중 주 군이 A 씨에게 수업받을 때부터 귀가하기 전까지 2시간 30분가량이 공개됐다.

녹취록을 재생한 지 약 37분이 지나자 A 씨는 주 군에게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고 말했고, 뒤이어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라는 자신의 질문에 주 군이 “네”라고 답하자 “못 가. 못 간다고. (책) 읽으라고”라고 말했다. A 씨는 녹취록 재생 약 2시간이 지난 시점에 주군이 교재에 적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를 읽자 “너야 너. 버릇이 고약하다. 널 얘기하는 거야”라며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이런 발언에 대해 “피해 아동이 완벽하게 발음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업이랑 관련 없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아동 입장에서는 교재를 잘 따라 읽고 있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서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친구들에게 못 간다고 한 부분은 피해 아동이 갑자기 ‘악악’ 소리를 냈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돌발상황이 있어 선생님이 제재한 뒤 왜 (피해 아동이) 분리 조치된 건지 환기해 준 것”이라며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고 말한 것은 피해 아동이 과거 바지를 내린 행동을 예로 들며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너 싫어’라고 말한 상황도 연음 이어 읽기를 가르치는데 아이가 잘못 계속 읽는 상황이었다”며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이 아이를 향해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혼잣말이었다”고 강조했다.

곽 판사는 피고인의 일부 발언을 두고 “법리적인 것을 떠나서 듣는 부모 입장에서 속상할 만한 표현이 있긴 한 것 같다”며 “피고인이 악한 감정을 갖고 그런 표현을 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훈육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되니까 그런 게 발언한 취지로 알겠다”고 밝혔다. 법정 방청석은 취재진과 A 씨의 동료 교사,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피해 부모 및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로 가득 찼다.

이 사건은 올해 7월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주 씨 측이 특수교사를 무리하게 고소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대됐다. 부모가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냈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들이 잇따라 법원에 A 씨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8월 1일 아동학대 신고로 직위 해제된 A 씨를 복직시켰다.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주 씨는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고 직위 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일로 같은 반 아이들과 학부모, 모든 특수교사, 발달 장애 아동 부모들에게 실망과 부담을 줘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주 씨는 현재 사선 변호인을 선임한 상태다. A 씨 재판의 다음 기일은 다음 달 18일이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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