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매월 전세계 1억명 플레이… 국내 게임전공 운영 대학만 60여곳[Who, What, Why]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9 09:04
  • 업데이트 2023-11-29 10:22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SK텔레콤의 ‘T1’ 팀 선수들이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 What - 롤드컵 열기로 본 e스포츠 세계

롤, 전략·캐릭터 역할 커 인기
매년 11월 ‘국제대항전’ 개최
SKT ‘T1’ 4번째 우승 금자탑

e스포츠 본고장으로 꼽히는 한국
PC방·스타크래프트 부흥 한몫

‘페이커’이상혁 연봉 75억 추정
대학 게임학과 경쟁률 ‘30대 1’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누적 접속 시청자 4억 명, 결승전 동시 접속자 1억 명.’

올해로 13회차를 맞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 집계 추정치다. 올해 열렸던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데다, 롤드컵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T1’이 중국의 ‘웨이보 게이밍’을 3 대 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5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롤드컵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는 결승전 당일에만 약 4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광화문 광장에서 ‘롤드컵 거리 응원’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해 전 세계 9개 지역 리그 최상위권 팀이 한데 모여 롤의 최강자를 가리는 이 축제는 월드컵 못지않은 위상에 따라 롤드컵이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은 지난 1999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세계 첫 프로게이머 대회를 개최한 ‘e스포츠 종주국’이다. 국내에서 게임 관련 전공을 운영하는 대학은 60여 곳에 달하고, 2023학년도 대학 입학 현장에서 인기 게임 학과들의 경쟁률이 30 대 1을 웃돌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롤드컵은 무엇?=2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롤드컵은 매년 11월 열리는 롤 최고 권위의 국제 클럽 대항전이자 관중 수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대회다. 올해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열렸다. SK텔레콤 T1은 2013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롤은 신인류의 스포츠로, 축구·야구 등 기성 스포츠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박진감과 판단력이 승패를 크게 좌우한다”며 “대체재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롤드컵의 흥행은 앞으로도 5년 이상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엇게임즈에서 개발한 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게임으로 꼽힌다. 전 세계 기준 매월 1억 명 이상이 접속하고 매일 2700만 명 이상이 플레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롤의 흥행 요인으로 장르의 지속성이 꼽힌다. 경쟁 게임들이 단순한 구조로 짜여 쉽게 질린다는 단점이 있는 것에 비해, 롤은 ‘파고들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캐릭터를 키우는 역할수행게임(RPG)에 실시간 전략(RTS) 장르를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5명의 영웅이 한 팀을 이뤄 상대방의 건물을 부수기 위해 실시간 전략 대전을 펼치는 방식이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 배경엔 ‘PC방 문화’=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 문화를 처음으로 부흥시킨 우리나라는 ‘e스포츠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 규모는 인구가 훨씬 많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국가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미국이 8억7100만 달러(약 1조1300억 원)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4억4520만 달러)이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2억7440만 달러로 세 번째 규모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PC방 문화가 꼽힌다. PC방에서 롤의 인기는 엄청나다. 리서치 기업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롤은 국내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이 43.6%로, 277주간 1위를 지키고 있다.

김 교수는 “2000년대 2만 개를 훌쩍 넘었던 PC방이 한국을 e스포츠 궤도에 올린 배경”이라며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닌 PC방에서의 대결 구도가 활성화된 점도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 SK 등 대기업이 스포츠 리그에 참전한 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시장…‘게임학과’ ‘게임학원’ 문전성시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스타’들도 줄줄이 배출되고 있다.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이상혁(페이커) 선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중국의 연봉 2000만 달러(260억4000만 원)에 달하는 이적 제안을 “가장 강한 리그인 한국에 남겠다”며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프로게이머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그의 연봉은 7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렇다 보니 ‘제2의 페이커’를 꿈꾸는 예비 게이머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 2023년 대학별 입시 경쟁률을 보면 예원예술대 게임미디어과의 경우 수시 일반전형 경쟁률이 34.2 대 1에 달했다. 상명대 SW융합학부 게임전공 학생부종합고른인재전형 경쟁률은 38.0 대 1을 기록했다.

e스포츠 게임단 ‘젠지’에서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롤 학원 ‘젠지글로벌아카데미’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모여드는 수강생들로 넘쳐난다. 지난 25일 기준 해당 학원의 수강생은 1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직장인 수강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장)은 “게임은 종합 학문이기에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단과대가 필요하다”며 “기획·스토리는 인문학, 그래픽은 예술학, 프로그래밍은 컴퓨터 공학”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게임 산업은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에 의존할 수 없는 감성을 지닌 장르로 게임 전공의 장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임회사들도 게임 전공자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는데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관련기사
이예린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