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 승계도 막는 상속·증여세 개편 더 미루지 말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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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대물림’ 낙인을 찍어 가업 승계를 막는 상속세·증여세 개편이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무산될 조짐이 보인다. 가업 승계 때 저율 과세 구간을 확대하는 정부 개편안은 야당 반대로 인해 28일까지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조차 넘지 못 했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년 4월 총선 정국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내년 5월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제21대 국회에서의 개편 자체가 물 건너갈 우려도 커진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조차 상속세를 개편할 때라며 유산취득세 등 대안까지 제시했지만, 소 귀에 경 읽기 양상이다. 상속세는 1950년 법 제정 이후 유산세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세금이 무겁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각자가 취득하는 상속재산에 과세하므로 상속 받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금 부담이 줄고 재산 분할도 균등해진다. 세금을 지분 상속 시점이 아니라, 해당 지분을 팔 때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도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

현재 상속세율은 최고 60%(가산세 포함)로 세계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4개국은 아예 그런 세금이 없다. 상속세 폐지 땐 세수가 크게 준다는 비판이 있지만, 상속세는 전체 세수의 1%이고, 증여세까지 합쳐도 2.4%에 불과하다. 장수 기업일수록 세금을 많이 내는 역설도 발생한다. 부의 대물림이란 이념의 틀에 갇힌 증오세 성격도 강하다. 상속세 물납으로 대주주가 바뀌는 일까지 생기고, 중소기업의 경우엔 차라리 폐업하겠다는 경우도 많다. 야당에서도 개편 목소리가 나온 만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개편을 마무리하는 게 정치권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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