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커플’ 처음 결혼 등록…네팔서 40대 트렌스젠더 여성과 20대 남성, 증명서 받아

  • 문화일보
  • 입력 2023-11-3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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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31일 카트만두서 열린 성소수자 행진에 참가중인 마야 구룽(오른쪽)과 수렌드라 판데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네팔에서 동성 커플이 처음으로 결혼 등록을 했다.

30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렌스젠더 여성인 마야 구룽(41)과 남성 수렌드라 판데이(27)는 전날 네팔 수도 카트만두 서쪽 람중 디스트릭트(주 아래의 시·군과 비슷한 행정단위) 도르제 마을 사무소에서 결혼 등록을 하고 증명서를 받았다. 구룽은 트렌스젠더 여성이지만, 행정 문서상으로는 아직 젠더가 변경되지 않아 두 사람은 서류상으로는 성별이 같은 상태다.

이번 동성 커플 간 결혼 등록은 남아시아의 첫 사례로 이 커플은 2017년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고 있다.

앞서 네팔 대법원은 지난 6월 모든 동성 및 트렌스젠더 커플에게 결혼 등록을 허용하라는 임시명령을 처음으로 정부에 내렸다. 구룽과 판데이 커플은 이에 따라 마을 사무소에서 결혼 등록을 하려 했으나, 거부당한 뒤 법원에 소송까지 냈지만 기각됐다. 그러다가 내무부가 이번 주 들어 등록 절차를 바꿔 모든 지방 행정관청에서 동성 결혼을 등록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이 커플이 결혼 등록을 할 때 함께 자리한 성소수자((LGBTQ) 운동가인 수닐 바부 판트는 "이번 일은 결혼 평등을 위한 23년에 걸친 싸움 뒤 얻은 역사적 성취"라고 평가했다.

네팔에서는 성소수자와 관련해 남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인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2007년 젠더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획기적인 개혁법안이 통과됐다.

이어 2013년에는 시민권 문서에 제3의 젠더 범주가 도입됐고 2년 후 해당 범주가 표기된 여권이 발급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개헌을 통해 성적 지향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법률은 성소수자 결혼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네팔에는 현재 90만여 명의 성소수자가 일자리와 보건, 교육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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