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安保 위기를 K-원전 새 기회로[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1:36
  • 업데이트 2023-12-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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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장 정파 하마스의 폭격·납치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치솟은 국제 에너지 가격은 고공 행진 중이다. 여기에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탈(脫)탄소화에 대한 요구까지 겹쳐 해가 갈수록 더 심해져 간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길의 중심에 원자력발전(發電)이 있다. 원전은 대규모 석탄 및 가스 발전과는 달리 가동하는 중에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다. 또, 풍력이나 태양광과 달리 날씨에 좌우되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를 보완하는 최적의 무탄소 전원으로 꼽힌다.

많은 나라가 원전을 에너지 위기의 돌파구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가 중점 수출 추진국으로 꼽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영국도 마찬가지다. 산유국인 UAE는 지난 2009년 원전을 최초로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원자력을 통한 에너지 안보를 꾀하고 있다. 영국도 오는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24기가와트(GW)까지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반세기 동안 건설한 원자력 설비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영국은 지난 2월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에는 원자력 전담 기관인 원자력청을 설립하는 등 원전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일찍이 원전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 왔다. 1978년에 첫 원전을 운영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현재 25기나 운영하는 원전 강국이 됐다. 원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의 원전 경쟁력을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이유다.

지난주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진행된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영국을 다녀왔다. 한전도 영국에서 최초로 ‘한·영 원전 산업계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해 영국 정부, 의회 및 산업계 인사들에게 한전의 원전사업 역량과 한국형 원전의 강점을 널리 알렸다. 한전이 주계약자로서 추진하고 있는 UAE 원전 건설 과정을 담은 영상은 행사에 참석한 많은 인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원전을 건설할 후보 부지 중에서 유력하게 검토되는 웨일스 어니스몬 지역을 방문해 우수한 부지 여건을 확인했다. 그리고 지역구 의원과의 면담에서는 지역 협력과 한전의 원전 역량에 대한 많은 공감대를 이뤄냈다.

영국 방문은 경쟁력 있는 한국 원전의 수출 활로를 개척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과 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영국 정부의 아낌없는 신규 원전 지원 약속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장관은 한전이 UAE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서 쌓아 올린 바라카 원전의 적기 건설 능력(On Time On Budget)을 직접 언급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세계 최초 상용원전을 운영한 영국에서 원전 후발 주자였던 대한민국 원전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례없이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사상 초유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한전에는 국내 전력 판매 외에도 30% 이상의 수익 창출구가 필요하다. 영국과 UAE에 대한 추가 원전 수출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국제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 한전이 지난 2009년 UAE에서 울렸던 원전 수주의 승전고를 다시 한 번 울릴 수 있도록 팀 코리아 모두가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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