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장 사퇴, 무분별 탄핵소추 단념 계기돼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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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 의해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국회 본회의 표결 5시간여를 앞두고 스스로 물러난 것은, 탄핵소추안의 정당성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방통위 기능 마비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이 예견되지만, 방통위원장에 대한 장기 직무정지가 초래할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탄핵소추안은 이 위원장 사퇴로 폐기되게 됐다.

일반 부처의 경우 장관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돼도 차관이 대행할 수 있지만,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이 위원장이 탄핵소추 되면 이상인 위원만 남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불가능하다. 상임위원 정수는 5명이지만 야당 추천 위원의 자격 문제로 현재 위원 2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상임위원 1명으로는 YTN 매각과 종편 재연장 문제 등 중요한 사안을 의결할 수 없어 식물 부서가 된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해 “언론 장악 등 공직자로서 반헌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헌법이나 법률을 구체적으로 위반한 일이 없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징계 등은 이 위원장이 취임하기 전에 이뤄진 일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번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내면서 주문에 ‘검찰청법 제37조’ 위반이라고 적시했다가 ‘복붙 (복사해 붙이기)’실수가 발견돼 철회하고 다시 내는 황당한 행태도 보였다. 탄핵 내용보다는 직무정지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때처럼 헌재가 6개월 동안 심리하면 그 기간에 총선용 가짜뉴스의 단속도 어렵게 되는 점 등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관 9명 전원 일치로 기각 결정이 나온 것만 봐도 야당의 탄핵 오남용은 심각하다.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마찬가지다. 국정 발목 잡기와 이재명 대표 수사 방해용으로도 읽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분별한 탄핵소추로 국회 권능을 희화화하고, 법치와 의회 민주주의도 훼손하는 행태를 단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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