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딸이 조현병 앓은지 10년… 입원치료 받기 너무 어려워[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6 09:12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딸이 조현병을 앓은 지 10년입니다. 20대 초반 대학생에게 조현병이라니, 처음에는 저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발병 당시 입원 치료를 했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고 운동하면서 관리도 하고, 자격증을 따서 일도 하는 딸이 대견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입원 치료를 하려다 보니 걱정입니다. 동의 입원을 하려면 보호의무자 2인이 필요해서 20년 전 이혼한 아이 아빠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대학병원이나 정신병원 병실은 꽉 차 있다 보니 기다려야 하고, 저도 일을 하는데 1인실을 이용하면서 옆에 붙어 있기는 어렵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솔직히 그건 공황장애나 불면증, 우울증에 대한 얘기 같아요.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입원병실이 부족해졌나 싶어서, 증상이 더 심한 조현병 환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화가 납니다.

A : 코로나 겪으며 정신과 병상 수 감소… 환우·가족 위해 개선 필요

▶▶ 솔루션


조현병을 혈액검사나 영상처럼 눈에 보이는 검사 결과로 진단하지 않으므로, 처음부터 그 병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든 만성질환은 환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 곁에서 돌보는 가족들도 정말 지칠 텐데, 10년간 힘든 여정을 잘 견뎌내고 계신 어머니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말씀대로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자체는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 장애, 불면증, 우울증 중심으로 치료 접근성이 확대된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몇 년간 법률적 문제,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등 여러 사회 문제가 뒤엉키면서 입원 치료의 환경은 더욱 후퇴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에 반대하면 환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의사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처럼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입원서류 미비 문제로 무더기 기소됐고, 2021년에는 많은 정신병원이 코로나19 사태 탓에 감염 관리 명목으로 입원병실 간격을 넓히고 시설을 새롭게 설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병실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고 전국에서 6만2000여 개였던 정신과 병상이 5만1000여 개로 17.7% 감소했습니다. 그 와중에 제때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일부 환자들의 범죄 등이 보도되고, 열심히 투병하는 조현병 환자들이 편견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 가족으로서 현실적인 부분이 힘드시겠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바로 입원이 어려운 까닭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병상 수가 감소했을 뿐, 다른 질환 환자들이 입원병실을 차지했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해서 이런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도 그간 노력을 해왔지만 당사자와 보호자분들에게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정신질환 환우와 가족들의 고충을 알기에, 앞으로 입원 환경을 수용이 아닌 치료의 현장이 되도록 개선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