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날리고 피해주택 억지로 떠안아”…전세사기 조사 결과 봤더니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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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1일 열린 서울 강서구청에서 열린 전세피해지원사업 추진대책 보고회. 강서구 제공



피해자 89%는 ‘수면·위장 장애’ 고통…"악성 임대인 처벌 강화해야"
진교훈 강서구청장 "행정력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에 최선"


지난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적으로 9100여 명이 피해자로 인정받은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피해자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6일 강서구에 따르면, 구는 전날 오후 7시 30분 구청 지하상황실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전수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고회’를 열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피해 사례를 청취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구는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사전면담과 온라인·유선 상담을 통해 국토교통부에서 심의가 완료된 피해자 489명과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61명 등 총 550명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 설문에 응한 355명 중 30대 피해자가 56.3%로 가장 많았으며, 피해액은 2억∼3억 원 미만이 58.1%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고 구는 전했다.

응답자의 64.1%는 우선매수권 등을 행사해 피해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낙찰 후에도 취득세 납부·전세대출 상환 부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보증금 회수를 위해 여러 법적 절차를 진행하며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피해자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자의 89%는 수면·위장 장애와 신경쇠약 등 건강 악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회에 참석한 전세사기 피해자 80여 명은 △악성 임대인과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 강화 △특별법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선(先) 구제 후(後) 회수’ 방안 마련 △피해자 소득기준 완화 △정부의 피해주택 매입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법·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현행 제도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과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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