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드는 학생에 훈계해도 재판받는 세상…초등교사, 항소심도 무죄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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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울산지법 "지도와 훈계 통해 교육제도가 정상 운영될 수 있어"


수업 시간에 떠드는 제자를 교실 앞에 세워두고 야단을 쳤다가 법정에 서게 된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김종혁)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교사의 적정한 지도와 훈계로 학생이 감정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교사가 의무를 다한 것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인 A 씨는 2021년 수업 시간에 학생인 B 군이 떠들자 B 군을 앞으로 불러세워 놓고 학생들에게 "얘가 잘못한 점을 말해봐라"고 말하면서 야단을 쳤다. 친구와 다툰 학생 C 군에겐 "선생님도 너희들 말 안들을 땐 몽둥이로 딱 때리고 싶다"며 "애가 버릇없게 하고 막 성질을 부려도 (부모님이) 내버려 두신단 말이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A 씨는 일부 학생들 학습 태도를 원시인에 비유하기도 했다. A 씨는 이런 방식으로 학생 5명에게 총 15회 걸쳐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일부 훈육행위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거나 다소 과도하다고 해서 ‘고의로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사는 "A 씨가 학생 잘못과 실수를 공공연하게 거론해 창피를 준 것이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도와 훈계는 본질적으로 학생 생각과 행동에 대한 지적과 교정을 촉구하므로 학생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게 될 수 있으나, 이를 통해 교육제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지도와 훈계는 학생이 사회 규범들을 익혀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므로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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