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귀고 건강도 챙기고… 파크골프, 갈수록 인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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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덕순(68·오른쪽 세 번째) 씨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양평누리체육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즐겁게 티샷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시니어들이 즐기는 ‘파크골프’ 현장 찾아가보니…

골프보다 싸고 운동효과 좋아
18홀 모두 돌면 1~2㎞ 걷는셈
기준 타수는 66타… 규칙 비슷

“몸에 무리 주지않아 부담 없어”
회원은 늘어나는데 장소 부족
문체부·체육회 생활체육 지원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지면서 지역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골프보다는 훨씬 저렴하지만 운동 효과는 그에 못지않은 파크골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선유도역엔 새벽어둠이 가시기 전인 오전 7시부터 어르신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겨울철 이른 아침인 데다 체감온도는 0도를 오르내렸기에 어르신들은 두꺼운 방한복을 착용한 상태였다. 이들은 긴 막대기 모양의 무언가를 담은 가방을 메고 안양천 쪽으로 600∼700m를 이동, 양평누리체육공원 파크골프장에 모였다. 족히 100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은 오전 7시 30분 파크골프장이 개장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가방에서 기다란 클럽과 공을 꺼낸 후 파크골프를 즐겼다.

이날 처음 ‘실전’을 치른 변용주(70) 씨는 앨버트로스를 기록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변 씨는 “멋모르고 쳤는데 공이 들어갔다”며 “한겨울이지만 아침 7시부터 사람들이 모여 웃으면서 즐기니 추위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덕순(68) 씨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운동을 하니 매우 좋다”며 “다리 수술 후 재활 치료가 필요했는데, 파크골프를 위해 잔디밭을 걸으면서 낫게 됐다”고 설명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시니어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골프처럼 18홀을 돌지만, 골프와 달리 클럽은 1개만 사용한다. 박윤슬 기자



파크골프는 골프와 비슷하다. 경기장 규모와 규정 타수(18홀 기준 66타)가 골프보다 적지만 규칙은 거의 같다. 1게임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이며 대부분 2게임씩 참여한다. 9홀 기준 전장은 500∼790m로 18홀을 모두 돌면 1∼2㎞가량을 걷게 된다. 2게임이면 적게는 2㎞, 많게는 4㎞ 가까이 걷는 셈이다.

파크골프는 부상 위험이 거의 없어 70∼80대에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꼽힌다. 비용도 저렴하다. 소정의 협회 가입비와 장비(클럽) 구입비만 준비하면 파크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저렴한 클럽의 가격은 30만 원 안팎이다.

골프에서 파크골프로 갈아탄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강한 스윙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30년간 골프를 즐긴 싱글 골퍼 김두현(73) 씨는 지난 9월 아내의 권유로 파크골프를 시작했다. 김 씨는 “파크골프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긴다”며 “또래가 많아서 좋고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골프는 거리에 맞춰 다양한 채를 이용하지만, 파크골프는 하나의 채로 거리를 조절해야 해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크골프의 인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영등포구 파크골프교실 수강생은 평소 모집 인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사람이 접수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인원은 14만 명이지만 미등록 인원까지 더하면 3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전국 골프장은 10% 늘었지만 등록 인원은 6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파크골프 등 시니어 생활체육 활동은 의료비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운동 효과를 의료비 절감액으로 계산하면 보통 1인당 연간 40만 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노인은 걷기만 해도 효과를 톡톡히 본다. 65세 이상은 주 1회 30분 이상 걸으면 연간 12만5000원의 의료비를 줄이게 된다. 그리고 주 3회 60분씩 운동하면 근력 12.4%, 인지능력 16.1% 향상과 더불어 치매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 파크골프가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파크골프장이 많이 부족하다.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의 경우 약 1000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나 사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양평누리체육공원과 여의도한강공원 2곳뿐이다. 장현신(67) 씨는 “파크골프처럼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얼마 없다. 하지만 파크골프장이 너무 적어서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참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파크골프를 비롯한 어르신들의 생활체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4년간 30억 원이다.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는 파크골프와 탁구, 게이트볼 등 어르신 친화 체육시설로 구성된다. 또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각 종목단체는 파크골프를 비롯한 시니어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어르신 종목 생활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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