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당헌 바꿔 ‘개딸당’ 강화한 민주당의 정치 퇴행[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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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은 정당의 최상위 규범인 만큼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 국가 최상위 규범인 헌법 개정 절차가 국회의원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과 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도록 당헌을 이미 여러 차례 바꿨다. 7일에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중을 높이는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또, 선출직 공직자 평가시 하위 10%인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도록 했다. 비주류 측은 이 대표 재선 및 친위 세력 공천 포석이라며 반발하는데, 일리가 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런 당헌 개정안을 처리했다.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는데, 핵심은 강성 지지층(개딸)이 다수인 권리당원의 영향력 확대다. 대의원 대비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은 60분의 1에서 20분의 1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비주류 현역 의원들에 공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민주 정당으로 나가기 위한, 정권을 되찾기 위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라고 했다. 하지만 내용과 절차를 따져보면 정치 퇴행이랄 수밖에 없다. 당내 민주주의는 약화하고, 강성 지지층이 좌지우지하는 ‘개딸당’ 경향은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홍영표 의원은 “혁신위 제안 1호는 불체포특권 포기였는데 이재명 대표부터 그렇게 했느냐”고 직격 했다. 이원욱 의원은 “직접민주주의가 정치권력과 결합할 때 독재 권력이 된다는 것을 나치에서 봤다”고 했다. ‘전당대회’(당헌 25조), ‘경선 감산기준’(100조)의 두 조항에 대한 찬반을 한꺼번에 물은 절차도 석연찮다. ‘시스템 공천’을 위해 경선 룰 개정의 경우 선거 1년 전에 해야 한다는 당헌 규정도 위반했다.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제8조를 뒤흔드는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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