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자부하더니 혐오 대상 되자 쓰지 말라는 개명 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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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인 ‘개딸’이 돌연 이 명칭의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개인도 조직도 얼마든지 개명(改名)할 수 있지만, 최근까지도 개딸의 이름으로 적극적 정치 행동을 해왔음을 고려할 때 ‘명칭 세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소수가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선 과격한 행동과 튀는 명칭이 효과적인데, 최근 당헌 개정 등을 통해 사실상 주류로 부상하게 되자 온건한 이미지로 포장하려는 ‘개명 쇼’로도 비친다.

이 대표의 팬카페 개설자는 지난 9일 당 홈페이지에 ‘개딸이라는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 앞으로 민주당원,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해달라’고 청원을 올렸다. 작성자는 ‘개혁의 딸이라며 서로를 격려했지만 상대 진영은 우리를 전두광(전두환)처럼 프레임해 선동했다’고 이유를 적었다. ‘개딸이란 기사로 매도한다면 허위·날조·선동 기자로 낙인찍겠다’면서 ‘민주당은 그런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구해달라’고도 했다. 개딸은 지난해 대선 패배 뒤 개설한 ‘재명이네 마을’에서 ‘개혁의 딸’ ‘양심의 아들’이라고 스스로 부른 데서 비롯됐다. 이 대표도 당시 ‘개딸, 냥아, 개삼촌, 개이모, 개언니, 개형 모두 사랑한다’고 썼다. 이렇듯 자부심 느끼며 자칭했던 이름을 바꾸고, 언론을 향해 협박하는 행태까지 보인 것은 황당한 일이다.

그동안 개딸은 이 대표의 홍위병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막말 협박과 보복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오죽하면 “개딸 빠시즘 정당” 얘기까지 나돌겠는가. 혐오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그렇게 행동한 탓이다. 행태를 바꾸면 그런 이미지는 사라지고, 새삼 개명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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