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정책이 안보·에너지 위기 불렀다’ 獨사민당 후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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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집권당인 독일사회민주당이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면 러시아가 민주화할 것이라는 당의 가정은 잘못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민당은 10일 전당대회 폐막 때 발표한 결의문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등 주권 국가 정복을 추진하는 한 대(對)러 관계 정상화를 거부한다”고도 했다. 독일은 소련 시절부터 유럽의 대러 유화정책을 주도해왔고, 사민당은 독일 내 친러 정책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국제 정세의 중대한 변화를 상징한다.

독일 정부는 빌리 브란트가 ‘무역을 통한 변화’를 내걸고 추진한 동방정책을 계승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경협이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고, 러시아 민주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파탄났다. 사민당 안팎에서 ‘친러 정책이 에너지 종속과 안보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이 광범위하게 나왔고, 이번에 이를 수용한 것이다. 독일은 역성장하는 등 다시 ‘유럽의 병자’ 신세가 됐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중독돼 탈원전을 밀어붙였고, 공급이 끊기자 비싼 천연가스를 수입하면서 가스료는 11배, 전기료는 85% 상승한 탓이 크다.

사민당은 결의문에 “군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정책 수단”이라고 못 박았다. ‘무역이 평화’라는 브란트식 망상을 청산하고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미국도 ‘중국의 경제성장이 민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국가 전략의 잘못을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정부 이후 대북 햇볕정책을 고수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핵무기도 사실상 묵인했다. 정책 잘못을 후회하고 시정하는 것이 백 년 정당의 대전제임을 사민당에서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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