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엔 입 다물고 김기현 옹위 나선 꼴불견 여당 초선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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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핵심으로 알려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3선, 부산 사상구)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기현 대표도 이날 오전 행사에 불참하는 등 모종의 변화를 시사했다. 온갖 위기 징후에도 막무가내로 버티다가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이런 결단을 하는 바람에 효과도 감동도 반감됐지만, 인물 교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상당하다. 특히 ‘김·장 연대’로 불릴 만큼 여당 실세 노릇을 했고,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대규모 지역구 행사 등으로 맞섰던 사람들이라 더욱 그렇다. 여당이 어떻게 어느 정도 환골탈태할 것인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초선 리스크가 불거졌다. 내부 사정을 살펴보면 중진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다. 혁신에 앞장서긴커녕 지도부 옹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총선 공천에 목맨 꼴불견 행태다. 김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진 않았다. 이에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 중진들이 김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자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여러 초선 의원이 ‘당을 흔드는 진짜 X맨’(강민국, 경남 진주을), ‘자살 특공대’(최춘식, 경기 포천·가평) 운운하며 비난했다. ‘위선의 탈을 쓴 인물’‘적반하장’‘퇴출 대상자’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많고, 대부분은 지난 1월 나경원 전 의원의 대표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도부 중 누가 혁신위 희생 요구에 대한 답을 내놨나”라며 눈물까지 흘리며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라는 TK 최고위원의 질책이었다. 험악한 수도권 민심은, 공천이 곧 당선인 영남 지역 의원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다.

당내 현안이나 대야 공세 땐 존재감도 없던 초선들 말문이 갑자기 트인 것이다. 언론에 사실상 처음 등장한 의원도 있다. 이런 초선을 또 공천하면 여당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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