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LH-민간 경쟁체제 도입과 분양가 안정 과제[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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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12일 발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의 핵심은 연간 10조 원 규모의 공공주택 사업에 LH 독점을 깨고 민간과의 경쟁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LH는 땅만 공급하고 사업 전 과정을 민간이 맡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품질을 올리고 부패를 막는 데 경쟁만큼 좋은 게 없다. 장기적으로 LH는 공공성이 큰 토지 수용·공급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민간에 넘겨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합리적인 공사비를 산정해 분양가 상승을 막는 일이다. 공공주택은 정부가 정한 공급 기준을 따라야 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된다. 분양가가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합리적 수익성 확보와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LH가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지목된 게 ‘엘피아(LH+마피아 합성어)’다. 이번에 설계 용역과 시공업체 선정을 조달청에 위탁하고, LH는 용역 관리만 맡도록 한 것은 불가피한 자구책이다. 하지만 엘피아가 아닌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업자 선정이 되도록 건설업계의 뿌리 깊은 로비 관행도 차단해야 LH 혁신안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원활한 주택 공급은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핵심 기둥이다. 금리가 오르면 민간 건설시장이 위축되는 만큼 공공부문이 더 적극적으로 보완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올해 1∼9월 공공부문의 인허가·착공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5%로 민간부문(67.8%)보다 더 감소했다. 특히 민간 참여 공공주택의 경우 2만5000여 가구가 자잿값과 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비 갈등을 빚고 있다. 향후 2∼3년 뒤 주택난이 전망되면서 어느 때보다 공공 주택 공급이 중요해졌고, 가장 중요한 민생대책으로 떠올랐다. 자칫 LH 혁신안이 공공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거나 서민 주거 복지 후퇴를 초래하지 않도록 세심한 사후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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