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범인 전원 엄단해 반달리즘 경종 울려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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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재 사적(史蹟)인 경복궁의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담벼락을 지난 16일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범인들의 범행 자체뿐 아니라 빗나간 문화재 인식까지도 어이없다. 연인 사이라는 임모(17) 군과 김모(16) 양은 19일 검거된 다음 날인 20일 경찰 조사에서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한 명당 5만 원씩 받고, 스프레이 낙서를 하면 (추가로) 수백만 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범행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런 범행이 ‘문화재 테러’라는 사실부터 깨닫지 못했거나, 알고도 외면했다.

이들의 범행 하루 뒤에, 영추문 담벼락에 또 다른 스프레이 낙서로 모방 범죄를 저질렀다가 18일 경찰에 자수한 20대 남성의 행태는 더 황당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20일 ‘죄송해요.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은데 그저 낙서일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범행 직후 찍은 ‘인증 사진’, 범행 장소 인근 편의점에서 캔 맥주를 들고 찍은 사진 등도 올렸다. 그런 낙서가 문화재보호법 등을 위반한 범죄라는 인식은커녕 ‘예술’이라고 우기기까지 했다. 물론, 낙서를 예술로 승화한 세계적 화가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가 그 누구도 문화유산에 임의로 낙서하진 않았다.

‘경복궁 낙서’를 사주한 범인도 반드시 추적·검거해야 한다. 범인을 전원 엄단해, 문화재나 예술품을 파괴·훼손하는 반달리즘(vandalism)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할 때다. 그래야 재발을 막고 ‘문화 국가’ 위상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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