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 예산 깎고 불필요한 새만금공항 살린 反국익[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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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 제출 예산안에서 3000억 원을 줄인 656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법정 시한을 19일이나 넘긴 늑장·졸속 심사에다 나라 살림을 볼모로 삼는 등 올해도 어김없이 구태가 되풀이됐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서 폭증한 총지출 증가율을 2005년 이후 최저로 묶어 재정 건전성 기조를 다진 것은 의미가 크다. 하지만 국익은 물론 재정 효율성도 저버린 예산이 수두룩하다.

국회에서 증액한 부분은, 정부의 합리화 정책에 따라 대폭 삭감되면서 현장 반발을 샀던 연구·개발(R&D) 예산 6000억 원을 제외하면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게 대부분이다. 대표적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을 위해 3000억 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지역화폐의 전국화(全國化) 부작용이 입증되면서 정부 안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에서 7053억 원이 순증됐고, 최종 43% 수준으로 합의됐다. 지난해에도 막판에 3500억 원을 증액했었다.

지난 8월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사업 타당성 논란이 일었던 새만금 관련 예산도 3000억 원이 증액됐다. 정부 안은 부처 요구 대비 78% 삭감된 1479억 원이었으나 67.5%(4479억 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대부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고, 새만금국제공항 관련 예산(290억 원)도 포함돼 있다. 인근 군산공항과 불과 1.3㎞ 떨어졌고, 무안국제공항과도 1시간 거리여서 당장 건설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잼버리 대회 개최를 명분으로 추진돼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해줬지만, 잼버리 수송은 고사하고 진흙밭으로 방치한 사실을 벌써 잊은 것 같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500억 원 가까이 깎였다고 한다. 정부 안은 6조5000억 원 규모였는데,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 등을 이유로 감액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ODA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원조 프로젝트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제고와 함께 민간사업 진출의 역할도 한다. 경제외교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한데, 엉뚱한 선심 예산에 밀렸다. 국익을 내팽개친 개탄스러운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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