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비대위, 실력·품격 있는 여당으로 환골탈태가 관건[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2 11:46
  • 업데이트 2023-12-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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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21일 공식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실력과 품격을 겸비하고 젊고 따뜻한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등 여당의 ‘웰빙당’ 행태는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확연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잘하면 극심한 양극화·저질화로 치달은 기성 정치의 판을 뒤엎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현실 정치의 벽에 막혀 정치적 참사로 귀결될 수도 있다. 비대위와 공천관리위원회 인선이 1차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일단 “9회 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이라는 한 전 장관의 현실 인식은 적절해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 집권 여당 상황에서 야구로 치면 패전과 역전이 판가름 나는 순간에 등장한 4번 타자다. 현 정부 출범 1년 7개월 만에 세 번째 비대위가 출범하는 여당 사정도 함축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수도권 민심 이반에도 지역 구도에 기대는 관성, 헌신보다 개인 이해가 먼저인 풍토 등이 그대로라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휘둘러서” 반드시 홈런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 방향은 분명하다. 재창당 수준으로 여당을 환골탈태시키는 일이다.

당면 과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이다. 한 전 장관은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여당이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한다.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 얘기가 계속 나오면 공멸한다. 대통령실이 ‘여당의 용산 출장소’가 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누구를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입장을 밝혔을 정도로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관계 정립도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당의 주류를 재편해야 한다. 친윤·낙동강 세력에 둘러싸이는 순간, 쇄신은 물 건너간다. 과감히 구시대 인물을 배제하고, 참신한 인재를 발굴해 정치 세대교체까지 이뤄내는 ‘공천 혁명’이 필요하다. 그러면 50대의 여당 수장으로서, 86세대가 주류인 야당과 대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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