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는 총선용 특검 내려놓고 與는 ‘김 여사 해법’ 내놔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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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선출과 동시에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이 연말연시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법’은 법리적으로 허점이 많고, 정치적으로도 100일 남짓 남은 총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거부권)는 당연하다. 대통령 부인이 되기 10여 년 전 일인데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에 대한 ‘김건희 특검’이 가능하다면, 배우자가 대통령이나 도지사 재임 시기에 적잖은 의혹을 불러일으킨 김정숙 여사나 김혜경 여사에 대한 특검이 더 타당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야당이 현재 논의 중인 특검법의 이런저런 문제점을 모르지 않지만, 28일 본회의 의결을 밀어붙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인 의혹 덮기라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꽃놀이패’인 셈이다. 야당은 재표결을 미루면서 총선 때까지 무한 정치 공세에 활용하거나, 여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재표결에서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노릴 것이다. ‘김대업 병풍’ 사건이나 ‘김만배 녹취록’ 사건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특검법은 원천적인 결함이 많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인 2009∼2012년 사안이다. 문 정권 당시 ‘친문 검사’가 장악한 서울중앙지검에서 2년간 수사를 벌였지만 기소할 만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정의당이 발의한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한 것은 ‘연말 처리-2월 특검 시작-4월 결과 발표’ 등 내년 4·10 총선 일정에 맞춘 의혹이 크다.

무혐의 처리된 사건이나 수사 중인 사건도 특검을 할 수 있지만, 정치색이 뚜렷한 법안인 만큼 반드시 총선 이후로 미루는 게 옳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비자금’ 수사를 연기한 전례도 있다. 그 대신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직접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과 조치를 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추천을 국회에 요구하고, 명품 가방 문제는 김영란법 위반 여부 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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