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여성·호남 중용 韓 비대위, 정치교체 마중물 돼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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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공개한 지명직 비대위원 8명의 면면을 보면 ‘한동훈식 정치’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밝혔던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과제와 공천 기준으로 밝힌 ‘다양성·헌신·신뢰·실력’의 4가지 덕목을 이번 인선에 곧바로 적용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을 제외하고 7명 모두 비정치인이고, 평균 나이도 43.7세였다. 20대 대학생에 여성이 3명 포함됐고, 김경률 회계사와 박은식 의사는 호남 출신이며, 특히 박 의사는 호남에서 활동 중이다.

한 위원장은 “게임과 달리 정치는 누가 이기는지 못지 않게 왜 이겨야 하는지가 본질”이라며 정치인과 더불어 정치 행태를 아우르는 ‘정치 교체’를 강조한 바 있다. 국회의원 4년 임기 내내 극한 정쟁과 진영 대결, 기득권 수호와 포퓰리즘으로 4류 이하로 떨어진 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을 반영한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국민 지지가 폭락하고 가망이 없던 사회당을 뛰쳐나와 ‘앙 마르슈(전진)’를 창당, 파격적으로 정치 신인과 여성을 대거 공천해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사례도 있다. 민경우 대안연대 상임대표와 김경률 회계사는 주사파 운동권과 참여연대 핵심 멤버로 활동했으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들의 이율배반적 행태를 문제 제기해 왔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져 18년 동안 생활하다 자립해, 지금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자립청년을 돕고 있는 윤도현(21세) SOL 대표도 돋보인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의 등장은 여전히 86운동권 주류 세력의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민주당과 비교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도 신선한 인물이라고 영입한 인사들이 정치화하면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사례가 많다. 벌써 노인 폄훼 발언 논란도 제기된다. 이들이 정치 교체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선 권력에 쓴소리도 하고, 무엇보다 구체적인 성과와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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