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진정에 반도체 회복… 내년이 성장동력 살릴 적기[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9 11:28
프린트
2023년 한국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연초부터 물가와 금리는 폭등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은 산업 전반을 위축시켰으며, 정부·기업·가계 부채 문제는 급속히 악화했다. 상저하고 전망이 그대로 실현되진 않았지만, 다행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터널 탈출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통계청은 29일 소비자물가지수가 12월에 3.2% 상승, 올해 전체로 3.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1%나 11월의 3.3% 상승과 비교하면 진정 양상이다. 계절 영향을 받는 신선 식품(14.5% 상승)과 농축수산물(7.7% 상승), 정부가 뒤늦게 올린 전기·가스·수도요금(9.7% 상승)을 빼면 안정 추세는 더 뚜렷하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대)에 이른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당 기간 고금리가 불가피하지만, 내년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한 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내년 세계 성장률을 2.7%로 올해(잠정치 2.9%)보다 낮게 전망하면서 특히 미국(2.4→1.5%)·일본(2→1%) 성장률은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한국(올해 1.4→내년 2.1%)·대만(1.4→3.1%)만 내년 성장률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 배경엔 반도체 시황의 호전 전망이 있다.

물가가 진정되고 반도체 시황이 회복될 내년이야말로 성장동력을 살릴 적기다. 물론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뇌관이 널려 있다. 1%대 저성장의 고착화에서 벗어나는 게 내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 잠재성장률(2%대 초반) 위로 끌어올려야 소득·일자리를 늘려 다른 난제들을 풀어갈 수 있다. 노동력과 자본 투입만 늘린다고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과감한 규제 완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정보기술·전기차·바이오 등 신산업을 키워 2020년부터 잠재성장률까지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따라 하기 쉽지 않지만, 반드시 참고해야 할 성공 모델이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