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 읽는 울부짖는 당신… 부디 마음속 희망 발견하길[2024 신춘문예]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2 09:43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2024 신춘문예 - 평론 당선소감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가 2024년도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선된 것은 내가 아니라 ‘내가 쓴 글’입니다. 나는 그저 ‘내가 쓴 글’을 축하합니다.

내 글에는 나의 지난(한) 날과 나를 거쳐온 모든 당신의 지난(한) 날이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축하하는 일은 곧 당신을 축하하는 일입니다. 반신반의 마음을 가지고 믿고 응원해주신 특별한 당신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도 당신들이 진심을 걸고 있는 모든 일을 응원하겠습니다. 진심을 거는 ‘우리’는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평론의 길에 일찍 입문하게 되어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제 정말 상처적 체질을 피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누구보다 잘 앓겠습니다. 누구보다 당신의 상처를 잘 알겠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 가끔 울부짖는 당신을 달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글을 읽는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희망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윽고 꽁꽁 닫혀 있던 우리(cage)를 벗어나 ‘지금-여기’에서 ‘우리(we)’가 되어주세요. 당신이 ‘우리’가 되어준다면 온 세상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다가도 때로는 사람이 밉겠지만, 그때 나는 부디 글을 쓰겠습니다. 당신은 부디 내 글을 읽어주세요. 내 글은, 문학은, 당신에게 등 돌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너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무너지더라도 다시 건설하십시오. 문학이 당신이 사람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당신을 위해 기꺼이 사랑하겠습니다. 나는 준비하겠습니다. 당신을 쓰기 위해 준비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바라옵건대 꽝꽝 빛나는 자신을 발견하십시오.

아무도 호명하지 않은 이유는 모든 당신을 호명하기 위함입니다. 이 글이 짧은 이유는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나를 문학의 길로 이끌어 주신 고 이동화 선생님께 이 글을 올립니다. 이상, 정원(情願)하는 글로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원(본명 김정원). 1999년 경기 시흥 출생.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다.
관련기사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