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구조 지각변동, 경제 패러다임 전환 지렛대 삼을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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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에서 30여 년 만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나타났다. 대중 무역은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이후 처음으로 18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은 63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7.4% 줄었고, 무역 수지도 99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산업 고도화로 한국 제품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제조 2025’ 등으로 자체 부품 조달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중국 조립·재가공→세계 시장 수출이라는 구조가 막을 내리고 있다. 반면 2차 전지와 자동차 수출이 늘면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20년 만에 최대 수출국이 됐다.

올해는 안팎으로 몰려들 악재가 걱정스럽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언제 재정 확대를 통한 포퓰리즘이나 부채에 의존한 땜질식 부양책이 다시 나올지 모른다. 올해 12월 미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이길 경우, 수입 관세가 오르고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최근 3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다. 삼성전자가 D램 가격을 10∼15% 인상하는 등 D램과 낸드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악몽이던 반도체가 바닥에서 탈출하면서 올해 반도체 수출은 15.9% 늘어나 다시 수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분명한 사실은, 중국 특수는 물 건너간 지 오래고 미국의 통상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시장에만 기댈 수 없게 됐다. 거대한 인구의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물론, 중동·베트남·폴란드·멕시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무역·공급망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같은 기존 주력 산업에 이어 인공지능·바이오·K콘텐츠·K방산 등 새로운 고부가가치 먹거리를 찾아내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한국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2024년엔 수출 구조의 지각변동을 경제 패러다임 대전환의 지렛대로 삼아 담대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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