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봄’ 기지개, 본원 경쟁력 강화 늦춰선 안 된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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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가 마침내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봄을 알리는 청신호가 속출한다. 무엇보다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21.8% 증가한 110억3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연간 44억8000만 달러의 무역 흑자를 달성했다. 하락을 거듭하던 반도체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세이고, 올 1분기에도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한다. 실적 풍향계 격인 미국 마이크론의 지난해 9∼11월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시 올해 대규모 흑자 전환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망도 밝아졌다. 인공지능(AI) 채용이 글로벌 트렌드가 되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은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50%와 40%의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한국 반도체가 다시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는 정도다.

그러나 장밋빛만은 아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미국·일본 등에까지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고, 전통 강국인 일본도 반도체 부흥을 외치며 재도전해오고 있다. 미국·중국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맹렬하게 추격해 온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며 한국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새해를 맞은 국내 주요 그룹의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일 시무식에서 한종희 부회장이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옳은 방향이다. 초격차를 지키고 키우려면 도전과 혁신은 필수다. 올해는 경기 회복의 적기다. 기회를 살리려면 경쟁력 강화 노력을 한시도 늦춰선 안 된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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