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러 무관용 엄단하고 여야는 ‘증오 선동’ 멈추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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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테러는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중대 범죄다. 헌법 역시 선거를 통해 다양한 사회 구성원에게 동등한 권리 행사를 보장하고, 투쟁과 폭력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한 시민사회를 지향한다. 생각이 다른 상대에 대한 물리적 폭력은 어떤 형태로도,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테러는 용납할 수 없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철저히 수사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마땅하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방문 중 60대 남성의 흉기 습격을 받아 목 부위를 다쳐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십 명이 모인 자리에서 흉기를 휘두른 것만으로 극악한 행위다. 범인은 한 달 전에도 부산 민주당 행사장에 나타났었고, 인터넷으로 흉기를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는 물론 배후 여부까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경찰은 “죽이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정당 가입 사실에 대한 확인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신속하고 투명한 수사와 진상 공개도 중요하다. 이미 인터넷 포털이나 SNS에는 음모론·배후설 등 온갖 자극적 주장이 나돌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권 세력이 배후라는 주장에서부터 서울대병원으로의 이송, 이 대표의 각종 재판 지연 등과 관련된 악성 루머까지 판치는 지경이다.

차제에 여야 정치권도 왜 이런 테러 사태가 반복되는지 돌아보고 자성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송영길 등 정치인에 대한 테러 기억도 생생하다. 갈수록 자극적 경향이 강해지는 유튜브 방송이나 인터넷 댓글 등의 문제가 심각하지만, 증오의 정치가 조장해온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정책·비전 경쟁보다 강성 지지층에 편승한 막말과 선전·선동도 서슴지 않았다. 연말연시엔 대개 덕담을 나누는데, 최근엔 “칼로 사람 죽이는 것과 잘못된 통치로 사람 죽이는 건 차이가 없다”(지난 1일 이 대표),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느냐”(지난달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고 독설을 계속했다. 언어 폭력은 정치 폭력의 숙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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