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서울대병원 이송과 응급 헬기 둘러싼 특권 논란[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4 11:50
프린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다음날인 3일 일반 병실로 이동해 회복 과정에 들어갔다고 한다. 천만다행이다. 정치 테러를 규탄하고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은 한결같지만, 문제점도 몇 가지 드러났다. 이 대표에겐 야박하게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인 만큼 본인을 위해서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리되는 게 낫다.

첫째, 굳이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데 대한 논란이다. 부산대병원은 물론 부산 시민도 씁쓸함을 느꼈을 것이다. 구급차와 소방응급헬기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한 이 대표는 응급 처치를 받고 헬기를 이용해 400㎞ 이상 떨어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 소방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정맥 1㎝가량 열상’을 입었다고 했다. 4년 연속 A급 평가를 받은 부산대 광역외상센터가 충분히 수술할 역량을 갖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서울대병원엔 광역외상센터도 없다. 그런데도 5시간이나 걸려 이동한 것부터 의문이다.

둘째, 소방청 소속 119 응급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한 것은 특혜 논란을 낳기에 충분하다. 응급의료법상 생명을 다투는 응급 환자이거나 임산부,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환자 등에만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비용은 의료진 요청이면 무료(국가 부담)라고 한다. 일반 국민이었다면 응급 헬기를 무료로 이용하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대표의 경우 가족의 요구로 부산대병원이 헬기 이송을 요청했고, 서울대병원이 소방청에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증상이 이런 절차를 거쳐 최장거리(편도 400㎞) 병원으로 옮길 만큼 엄중했는지 따져볼 문제다.

셋째, 민주당의 지역 의료 강화 공약과 충돌한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이재명 정부는 아프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지역의사제도와 공공의대 도입 법안도 발의했다. 그래놓고 ‘황제 의료’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무리하게 서울로 옮겨감으로써 지역 의료 불신을 키웠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