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평당 1000만 원 괜찮나[김성훈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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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여의도 1호 재건축’의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점보다 더 눈길이 갔던 부분은 공사비입니다. 사업제안서 기준으로 3.3㎡(평)당 공사비가 107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3㎡당 공사비 1000만 원 시대를 연 겁니다.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프라이빗 스파 등을 갖춘 ‘스카이 어메니티’(생활편의시설)를 마련하고, 이탈리아 명품 주방가구 ‘다다’, 독일 ‘캐머링’ 창호, 원목 마루 등 최고급 명품 마감재를 적용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공작아파트를 시작으로 향후 부촌의 재건축 단지 공사비는 더 오를지도 모릅니다. 초호화 아파트가 아니라도 공사비는 계속 뛰고 있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전년보다 3.04%, 3년 전보다는 27.5% 상승했습니다.

공사비가 오르고 있으니 분양가 신기록도 나왔습니다. 이달 분양 예정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일반분양 물량 가격이 3.3㎡당 6705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는데도 역대 최고가입니다. 이전 최고 분양가 단지였던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3.3㎡당 5669만 원이었습니다. 6000만 원 후반대로 한 번에 뛰었으니, 7000만 원 돌파는 시간문제입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조합과 시공사(삼성물산 건설부문·HDC현대산업개발)가 공사비 인상을 놓고 다투면서 지난해 4분기로 예정됐던 분양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작용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치솟는 아파트 공사비에 정부가 대책을 갖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유, 빵, 라면처럼 시멘트 담당관, 콘크리트 담당관을 지정할 수는 없겠지만,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 될 일입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고분양가가 일반화하면 주택 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수요자가 청약을 포기하면 미분양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위험이 큽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과 별개로, 수요자의 인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튼튼하고 공간 잘 빠진 아파트가 중요한지, 독일 명품 수도꼭지 같은 마감재가 중요한지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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