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중동에 북 미사일…무기 밀매 봉쇄 더 급해졌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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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3년 차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이 북한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일 북한제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야간 공습 등에 사용 중이고 일부 잔해는 자포리자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보낸 정황이 지난해 9월부터 공개된 바 있지만, 러시아가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투입 중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시험발사 수준인 북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실전 투입으로 데이터가 축적되면 요격률이 높아져 대한민국 안보엔 비수가 된다.

북한이 제작한 탄도미사일 등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테러 공격한 하마스, 나아가 홍해 지역을 무법 지대로 만들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 등도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예멘 후티 반군이 쏜 순항 미사일에서는 한글 표기가 발견됐다.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이 미사일은 요르단 공군에 의해 요격됐는데, 여기에 장착된 엔진은 북한의 기술 지원으로 이란이 개발한 터보 제트 엔진과 동일하다고 한다. 북한과 예멘 후티 반군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예멘제재위원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 때 사용한 인명 살상용 유탄발사기에서도 북한식 표기가 발견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사용 중인 북한 무기가 1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해 3월 푸틴에게 전범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푸틴과 무기 거래를 한 것은 똑같은 전범임을 자인한 짓이다. 푸틴이 반대급부로 북한에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할 경우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엄중 대응이 필요하다. 아울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밀매 봉쇄는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뿐 아니라 중동 분쟁을 더 이상 격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긴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공조해 대량파괴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체제 등을 가동, 북한의 무기 수출을 원천 봉쇄하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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