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하이브리드戰 본격화, 과감한 전방위 대응 나설 때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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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새해 들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새롭게 규정한 후 벌이는 대남 및 대외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5일부터 사흘 연속 포격 도발을 했다. NLL을 무력화하고 최북단 백령도·연평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다. 김여정은 7일 담화를 통해 “군의 방아쇠는 안전장치를 해제한 상태”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국군을 “군복 입은 광대들”이라고 조롱했다. 6일 연평도 북서방에서 북한은 실제 포 대신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터뜨렸는데 국군이 속아 넘어갔다는 주장이다. 국군의 무능을 조작해 이간시키려는 대남 심리전이다. 합동참모본부는 “군 신뢰를 훼손하려는 상투적 수법”이라고 일축했다.

김정은이 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는 지진 피해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이례적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1995년 고베 지진 때엔 강성산 총리가 나섰던 것과 달리 김정은이 직접 ‘일본국 총리대신 각하’라고 호칭하며 격을 높였다. 20%대로 지지율이 추락한 기시다 총리에게 정상회담 미끼를 던져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공고해진 3국 안보 협력을 흔들려는 이간책이다. 이런 가운데 친북 성향 단체는 6일 대통령실 경호구역에 난입하고,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4·10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군사적·비군사적 공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하이브리드 전쟁’ 전술과 빼닮았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때 무력시위와 함께 가짜뉴스로 민심을 흔들었고, 사이버 공격 등으로 기간시설을 무력화하며 혼란과 불안을 부추겼다. 러·북 밀착에 대한 자신감에서 김정은도 푸틴의 도발 교본에 따라 NLL 인근 무력 도발로 안보 불안을 증폭시키며,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하이브리드전을 본격화한 것이다.

과감한 하이브리드 응전에 나서야 할 때다. 군사 도발에는 즉각 몇 배로 응징하고, 사이버 공격 및 가짜뉴스 유포 등 비군사적 공세에도 전방위 대응을 해야 한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포함, 북한에 외부 정보를 전달할 다양한 경로를 열어야 한다. 백령도와 연평도, 전후방 주요 시설에 대한 하마스식 기습공격에 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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