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분 내놓은 태영, 워크아웃 통해 PF대란 막아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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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필요하다면 지주사인 티와이(TY)홀딩스와 SBS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 자구안 입장을 내놓으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성사에 청신호가 켜졌다. 태영건설은 11일 채권단 회의에서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고, 부결되면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사태로 간다.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하면, 자산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금융권 부채 상환이 유예되고 일부 부채는 탕감받을 수 있게 된다. 경영권도 유지된다. 경기 불황에 허덕이는 주택·건설업계는 물론 정부와 금융 당국도 가능하면 태영건설 문제가 연착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추가 자구안은 당국과 대주단(貸主團) 압박에 백기 투항한 셈이다. SBS 지분의 담보 제공은 사재 출연과 같은 효력을 갖고, 몸값 2조∼3조 원의 에코비트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최종 결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태영건설은 대형 은행들보다 중소금융사 차입 비중(67%)이 높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근원적 악재는, 고금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고, 원자재 및 분양가 상승·미분양 급증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구안을 행동으로 책임 있게 이행하지 않거나 추가 부실이 생기면 언제든지 워크아웃은 물거품이 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은 상당 기간 살얼음판일 수밖에 없다. 21개 대형 건설사의 부동산 PF 중 우발채무(확정되지 않은 빚)가 22조8000억 원에 이르고, 올 상반기 만기인 대출만 12조 원에 이른다. PF 연체율도 2.42%로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높은 L·G·K·D 건설 등 제2의 태영건설 소문도 난무한다. PF 위기 도미노는 막아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되살아난 이후 태영건설은 첫 워크아웃 대상이자 시금석이다. 질서 있는 채무 조정을 통해 PF대란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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